5일 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전기제어·금형 등 50개 직종의 우수기능인력을 발굴하는 ‘지방기능경기대회’ 참가인원은 4677명으로 1966년 이후 ‘역대 최저’로 집계됐다. 사진은 지난해 4월 1일 '2024년 경기도 기능경기대회'에서 용접 종목에 참가한 선수가 작업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더팩트ㅣ세종=정다운 기자] 전기·기계 등 각 산업 분야의 우수 기능인력을 발굴하는 ‘지방기능경기대회’의 올해 참가인원이 역대 최저인 것으로 확인됐다. 학령인구 감소, 기술 경시 현상, 기업특채 저조 등의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어 기능인력 양성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5일 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전기제어·금형 등 50개 직종의 우수기능인력을 발굴하는 올해 ‘지방기능경기대회’ 참가인원은 4677명으로 집계됐다. 1966년 대회가 시작된 이래 역대 최저 인원이다.

고졸 채용을 강조했던 MB정부 시절 참가인원이 1만명(9878명·2010년)에 육박했던 때도 있었지만, 이때와 비교하면 지난 5년 참가인원은 반토막 났다.

연도별로 보면 △2020년 5530명 △2021년 5537명으로 감소한 뒤 이후엔 5000명 대도 유지하지 못하고 △2022년 4987명 △2023년 4729명 △2024년 4711명으로 하락하고 있다.

참가인원 감소는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가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학령인구 감소 대비 전문계고 인원 감소 폭이 더 큰 것으로 확인됐다.

더팩트가 산업인력공단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학령인구(고등학생)가 191만2000명에서 지난해 137만9000명으로 28%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전문계고 학생은 31만3000명에서 17만1000명으로 4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산 시대 학령인구 감소를 고려하더라도 현격한 차이를 보인 셈이다.

산업인력공단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 영향이 크긴 하지만, 근본적으로 기능경기대회에 대한 기대감 하락과 기술 경시 현상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산업인력공단은 5일 기능경기대회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홍보 채널을 구축하고, 명장들을 초청해 직업계고 학생을 대상으로 강연을 진행하는 등 국민적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18일 광주 서구 치평동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통상 지방기능경기대회는 기능올림픽에 참가하는 관문으로 불린다. 지방기능경기대회에서 입상하면 전국기능경기대회에 참가하는 자격을 주고 여기서 입상하면 국가대표로서 기능올림픽에 참가한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통상 1~3년의 준비 기간을 거치는데 메달을 획득하면 삼성, 현대중공업 등의 대기업으로부터 특채를 제안받고 입사할 수 있다.

하지만 투자한 시간 대비 대기업 취업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전국기능경기대회 동메달 수상자인 직장인 A씨(24)는 "몇 년 전만 해도 전국에서 메달을 취득하면 삼성 같은 대기업에서 특채 제안이 왔었지만, 요즘 후배들에게 물어보면 2022년부터는 제안 자체도 없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3년이라는 시간을 생각해보면 금메달 상금도 1000만원으로 적은 편이고 취업도 어렵다 보니 학생들이 동기부여가 생기지 않는 것 같다"며 "더군다나 신직종(모바일로보틱스 등)의 경우 학교 선생님들이 실습을 잘 모르는 경우도 많아서 인천의 교육 기관에서 연수를 받는 것으로 아는데, 경쟁력 있게 가르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기업실적 악화, 채용 트렌드 변화 등의 영향도 지방기능경기대회 참석자 감소의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기업 채용문제니 정부에서 관여하기는 사실상 어려운 부분"이라며 "학교 현장 등에서 배우는 기술이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상이나 기술과 멀다는 뜻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산업인력공단 관계자는 "기능경기대회 활성화 및 청년 기능인력 양성 촉진을 위해 다양한 홍보 채널을 구축하는 등 국민적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매년 명장들을 선정해 직업계고 학생을 대상으로 강연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바일로보틱스·산업용드론제어·사이버보안 등 미래수요 증가가 기대되는 신규 직종도 발굴했으며, 선수 지원을 지속해서 이어간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danjung638@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