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 서울서부지법에서 폭동이 일어난 가운데 법원은 지난 4일 "5일부터 공개된 재판을 방청하기 위한 목적인 경우 청사 부지와 건물 출입이 허용된다"고 밝혔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이윤경 기자] 서울서부지법이 5일 공개 재판 방청을 재개했다. 지난달 19일 폭동 사태 이후 보름 만에 정상화에 나선 법원은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에서 재판을 진행했다. 곳곳에는 아직 폭동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은 비교적 출입이 자유로웠다. 경찰이 법원 앞 150m가량 되는 인도 양쪽 끝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있었지만 방문 목적을 밝히면 법원에 들어갈 수 있었다.

법원 내부는 평소와 다름없이 민원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오전 10시부터 잡힌 재판 일정에 참석하기 위해 분주히 오가는 시민들만 보였다. 재판은 비교적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곳곳에선 막바지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폭도들에게 짓밟혀 부서진 건물 외벽과 깨진 유리창 등은 패널로 덧대져 보수 중이었다. 부서진 잔해들도 깨끗이 치워진 상태였다.

처참했던 당시의 상황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신관 건물 벽면에 부착된 '집행관실' 팻말은 뜯어진 상태였다. 입구 부근 바닥은 파이고 금이 간 채였다. '접근금지'라고 적힌 노란색 테이프로 막힌 통로 뒤편으로는 철근 등이 널브러져 있었다.

법원도 경비 태세를 완전히 늦추진 않는 모습이었다. 법원 앞에는 7대, 뒤에는 2대의 경찰 기동대 버스가 세워져 있었다. 순찰차도 눈에 띄었다. 담을 넘지 못하도록 라바콘(안전 고깔) 20여개도 배치돼 있었다.

폭동의 여파를 목격한 시민들은 방청 재개에 우려의 목소리도 냈다. 가족의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왔다는 김모(47) 씨는 "보름 전 일어난 폭동도 그렇고 법원 통제가 더 엄격해질 필요가 있다"며 "만약 탄핵이 인용되면 극우세력들이 또 폭동을 일으키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다"고 전했다.

앞서 법원은 폭동이 발생한 다음 날인 지난달 20일부터 법원과 검찰 관계자, 재판 당사자, 민원인 등만 신분증을 확인한 후 출입을 허가했다. 이후 16일 만인 이날부터 "공개된 재판을 방청하기 위한 목적인 경우 청사 부지와 건물 출입이 허용된다"며 출입 제한을 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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